사형집행인인데, 문성근 아저씨 말씀 거칠게 하시네. 너무 하시네. 자유를 위협하시면 안됩니다. | 협상가. |
저희 할머니가 곧 향년 100세가 되십니다. 김해에 계속 살고 계셔서, 6.25 때 피난민은 아니세요. 할머니 세대가,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를 키우셨고 손주인 저의 양육에도 관여하셨습니다. 할머니께 배운 게 많습니다. 자손들을 돌봐주시기도 하셨고, 실수도 하신 일이 있습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요. 우리나라에 누군가는 100년 전이 역사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승만 기념관도 그렇고, 일본에게 사죄도 받지 않겠다. 하시네요. 겨우 60 정도 되셔서, 6.25도 겪지 않으신 분이 말입니다. 어제의 일도 정리가 되었다면, 역사라고, 역사에 남을 거라 호언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진행형인 사건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과거가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져온 사건이니까요. 100년 전에 태어나신 분들도 여전히 살아계시고, 그 당시 일본에게 피해를 직접 당하셨죠.
저희 할머니 얘기를 계속 해볼게요. 이름은 (가명:) 미치코 셨던 거 같아요. 이름이 '자'로 끝나시는데, 한국 이름으로는 너무 어색한 이름이라, 제가 일본식 한자를 찾아봤었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 가게에 놀러 가곤 했는데, 외상 장부에 꼬부랑글씨가 써져 있었습니다. 커서 알게 되었지요. 일본 글자 히라가나였어요. 할머니는 한글을 배우시지 못했어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즈음, 할머니는 노인대학에 가셔서 한글을 배우셨어요. 제가 종종 맞춤법 교정을 해드렸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잘 사용하고 계십니다. 여쭤보니 여전히 일본어 잘하시는 거 같아요. 뽐내시진 않아요. 저희 세대야 일본과 문화개방하면서 친숙하기도 한 일본입니다만, 저희 할머니에겐 그렇지 않죠. 건강문제로 무릎 수술 후엔 텃밭일을 관두셨는데, 건강하실 때만 해도 텃밭에서 콩, 상추 등을 직접 키우셨어요. 된장도 담그셨어요. 제가 절구질 담당입니다. 그리고 메주 만들지요. 아직 투표도 적극적으로 하고 계십니다. 장애인전동스쿠터를 타고 직접 가십니다. 일제에게 사과를 받으셔야 할분들이 아직 살아계십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집은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 피해자 복지시설입니다. 당사자인 그분들도 아직 용서하지 않으셨고요. 사과를 듣지 못하셨어요. 피해자가 있는데, 검사가 사건을 덮을 수 있을까요? 대통령이라고 그런 권한이 있을까요? 피해자분들 자식뻘도 안되시는 분이, 현재진행형인 사건에 대해 마음대로 말씀하시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권한만 있습니다. 그리고 의무도 있지요. 헌법을 수호하셔야 하고요. 법도 지키셔야 합니다. 여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헌법질서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독재와 같은 모습입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국민을, '자유를 위협하는 자'로 몰아세우지 마십시오. 자유란 것은 권력자가 위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언론이 무슨 얘기를 하건, 인정하고 나두는게 자유고요. 그걸 못하게 하는게 탄압입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본인이실 수 있습니다. 그럴만한 위치에 있으세요. 모쪼록 이번 순방, 하버드에서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자유가 이치에 맞는지 잘 생각해보시고요. 자유와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미국입니다. 그 나라에서 수제들만 모여있는데, 자유에 대해 새로운 이론을 펼치실거 같아서 염려 되긴합니다. 새로운 이론을 펼치시는 것으로 보아, 법철학을 잘 하셨나봅니다. 혹시 그분께 배우셨나요? 그럼 잘 해내시겠지요.
앞으로 국민이 준 권한을 잘 사용하셔서, 경제도 잘 일으켜주시리라 믿겠습니다. 1년간 정부 부채가 110조가 늘었다고 하네요. 5년이면 550조네요. 물론 잘 알고 계시겠지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셨습니다. 이전 대통령에게 무엇을 물려받았던, 본인 임기에 일어난 일은 본인의 책임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부채가 늘었지만, 그걸 회복해내셔야 해요. 그게 책임감 있는 대통령의 모습입니다. 박근혜가 탄핵당하기까지 국정공백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최선을 다해서 경제에 활력을 넣으셨고요. 외교도 정말 잘하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 있는 인물 100인. 포춘지 선정 세계 위대한 지도자 50인이 되셨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들이죠. 정치적으로 부정하시더라도, 같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자랑스러워해 주시고, 더 나은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부정적인 지표를 이전 정권 탓하는 것은, 그냥 어린애들처럼 책임감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의 본심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발언, 발표에 대해 자꾸 번복하시는 걸 자주 봅니다. 지휘, 홍보 계통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남은 임기는 잘해내시리라 믿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남았을까요? 무튼 열심히 하셔서 타임지에도 오르시면 좋겠네요. 아참 이미 오르셨구나. 축하 드립니다.
〈타임지는 23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을 2022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고 보도하면서, ‘표를 얻기 위해 반페미니스트적 발언을 무기로 갈라치기를 선동한 포률리스트(he inflamed divisions by weaponizing antifeminist rhetoric to gain support)’ ‘대선을 면도날 차이로 승리했다(who won by a razor-thin margin)’는 등 직설적 표현을 동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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