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여행단상
한국인은 여행 계획서를 쓴다. 전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다. 여행은 휴식이자 힐링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여행에는 휴식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급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1박 2일을 무박 3일처럼 계획하고, 실행해 낸다. 유럽 렌터카 업체에서는 동양인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가 서양인을 보더라도, 국적을 알아차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한 달 동안 1만 킬로를 타는 사람은, 세계에서 한국인 밖에 없다고 한다. 1만 킬로면, 보통 1년 치 주행거리다. 그만큼 계획이 철저하고, 쉼이 없다. 자랑스럽다. 시간을 헛으로 쓰면 안 된다. 견우야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 인가 봐.
제주뱃길
정식명칭은 서해뱃길이다. 누가 봐도 아라뱃길의 확장형이다. 10여 년 전 무리한 시도로, 2조 7000억이 날아갔다. 결국 비싼 자전거길이 탄생했다. 자전거 라이더로서 눈물 나게 기쁜 일이다. 수요예측에 실패해서 실제 물동량은 2%대였다고 한다. 수요예측을 할 때, 용역 업체를 사업 당사자가 주도로 선정하면, 그에 맞는 결과를 내준다. 4대 강 사업에 대한 타당성 연구도 마찬가지였다. 용역비를 주는 정부의 말을 듣고, 보고서를 써준 거라 봐야 한다. 학자의 양심을 걸고, 합리적으로 과학적으로 분석했다고 하겠지만 말이다.
문제점
1. 제주도를 갈 때, 세상에서 가장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한국인이, 배를 탈까? 외국인 관광객에게 보여줄 우리의 문화가, 서해바다인가? 그들은 서울이 보고 싶어서, 서울에 있는 것이다. 제주도가 보고 싶었으면, 비행기를 타고 갔을 거다. 서해연안을 타고, 볼만한 것이 있나? 언급하긴 미안하지만, 올해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의 9주 기년이다.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는 바닷길이었다. 과연 그 바닷길을 배를 타고 갈 사람이 있을까? 외국인 관광객이, 유람선 타러 서울에 오는 것일까. BTS, 블랙핑크 때문에 온다. 즉 대중문화다. 또 한국 전통문화, 음식으로 방문한다. 쇼핑, 성형수술 등도 있다. 한류체험하러 온다. 배를 타고 싶어 하는 관광객이라면, 이미 올 때 배를 타고 왔을 것이다. 굳이 시간도 없는데 배를 또 탈까? 그들이 한국인도 타지 않는 배를 탈까?
2. 타당성검토, 수요예측을 한다고 한다. 그건 절차상 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결과에 신빙성은 낮다. 이미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하는 절차일 뿐이다. 용역업체를 시에서 선정한다. 시장이 원하는 결과를 내준다. 김해 경전철 사업도 수요예측 잘못되었다. 손실보전협약(MRG)이 맺어져 있어서, 김해시에서 민간업체의 손실 부분을 모두 메꿔주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수요예측을 타당성 있게 검토할 필요가 없다. 업체는 무조건 하려고 할 것이다. 혈세 빨아먹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혈세로 누군가는 돈을 벌었다. 재정부담 때문에 김해시청 공무원은 인건비까지 깎였다. 20년 동안 손해를 보전해줘야 한다. 개통 후 10년 지났다. 이용률은 첫해는 20% 현재는 50% 정도다. 손실보전을 받는 투자자는 맥쿼리인프라다. 이런 식으로 국내 13곳을 투자했고, 12곳에서 손실보전을 받고 있다. 사업성공률이 7.7%.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과 맥쿼리의 합작이다. 13년도 기준 5년간 1조 원 세금이 증발했다.
3. 물가가 올랐다. 이미 체감은 20~30%는 오른 것 같다. 실제는 그 정도는 아니다. 이미 오른 것도 있고, 오를 예정인 것도 있다. 이미 오른 것은 그 정도 올랐다. 평균내면 7% 미만일 거다. 가장 힘들었다는 IMF시절 7~8%였으니 말이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기세, 수도세, 버스지하철요금, 모두 ㄱ오르거나 올랐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물가를 올리려는 것 같다. 무리한 사업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민생을 돌봐야 할 시기라 본다.
4. 그린벨트다. 이것은 문제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서울항 조성으로 주변을 개발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야 한다. 그린벨트에 거주하는 사람, 땅을 소유한 사람은 이 사업을 반길 것이다. 누군가는 돈을 벌거다. 무리하게 추진하는 사람은 분명 관련이 있다. 항상 그리해 왔으니 말이다.
여담
아라뱃길은 망했다. 전면무상급식을 반대하면서,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었다. 패배했다. 쫓겨나다시피 떠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그 사람이 현 서울시장 맞다. 민생에는 관심 없다. 치적 혹은 다른 목적이 있어 보인다. 당시 서울시민이었다. 서울시 내의 제도를 결정하고 시행하는 것이 시장의 일이다. 이때 민주적 절차,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 천만유권자의 대리인 서울시장직을 함부로 내기를 걸었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냥 주민투표하고, 결과에 따라 시행하면 되는 것이다. 시민이 임명한 직을 함부러 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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