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빠'에서 '덕'까지
가수 조용필의 팬이 형성될 때 처음으로 오빠부대라는 단어가 생겼다고 한다. 그 후 20c말 가요계는 소비계층이 전 연령층에서 10대로 변하고 있었다. 아이돌 시대의 시작이었다. 특정 10대 팬들은 비성숙한 행동을 하며, 비난을 받았다. 이때 생긴 단어가 '빠'다. 이후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온라인 비속어로 자주 사용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서는 이 단어를 보기가 힘들다. 팬클럽들도, 인터넷의 보급으로 커뮤니티 기능이 활성화되었다. 극성 팬인 회장 중심의 수직적인 구조였던 팬클럽은 인터넷 카페로 인해 변했다. 팬클럽 회원의 행동이 연예인의 인지도에 악영향을 주는 사례가 생겼었다. 이에 커뮤니티에서 자성적인 글들이 올라왔다. 그들은 소통하고, 변하고, 성장하였다. 연예인이 활동을 쉬는 동안에도, 심지어 새벽에도 그들은 소통하고 성장했다. 연예인의 이미지를 위해 더 온화하고, 도덕적인 행동들을 해왔다. 이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진짜 팬은 극성팬이 아니라, 배려하는 팬이다.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도 어느새 '덕'으로 바뀌었다. 오더쿠에서 온 '덕'이란 단어는, 본래 의미와 달리 긍정적인 뜻을 가진 용어가 되었다. 마치 덕을 쌓듯, 그들은 '덕질'을 한다. 동양 철학에서도 덕은 좋은 의미의 단어다.
종교인, 종교적 추종자들
앞서 팬클럽을 먼저 소개한 이유는, 앞으로 설명할 그룹 중 가장 성숙한 그룹이기 때문이다. 종교인들은 신을 믿고 따른다. 엄밀히 연예인보다는 신이 더 인격적이고, 성숙한 존재다. 하지만 추종자들은 그렇지 않다. 이미지 관리를 하는 연예인, 그 팬들과 다르다. 신은 절대적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일부 종교인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신과의 소통 부재가 원인일 수 있겠다. 신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가 사기꾼이거나, 가짜 종교인이라면, 가짜 종교라면 신의 말씀은 왜곡된다. 신의 말씀을 잘 지키고 있는지, 메신저는 똑바른 사람인지, 의심하지 않는다. 수직적인 구조도 자성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막는다. 커뮤니티가 발달해 있음에도,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그들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믿는다. 믿음 자체를 믿을 뿐이다. 각자 안심을 갖기 위해서다. 믿음 하나로 사후 세계에 대한 약속을 받기 때문이다. 또 믿음 하나로, 오늘 지은 죄를 용서받기 때문이다. 피해자에게 관심도 없이, 오직 자신의 안심만을 위해 용서받는다. 다행히 모든 종교인이 이런 것은 아니다. 수많은 봉사활동들이 종교를 통해 나온다. 분명 사회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 다만, 자신들이 '빠'인지 '덕'인지 고민하고 변해가야 할 것이다. 완벽한 존재인 신이, 추종자들에 의해 신성과 멀어지고 있다. 이런 말이 있다. '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지은 죄를 아무 이유 없이 용서해 주는 것은 신이 아니라, 악마다. 죄를 지어도 괜찮다는 말은 악마가 할 수 있는 말이다. 진정 용서를 바란다면, 피해자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라. 그 피해자가 신의 모습으로 내려온 것이다.
정치적 추종자들
이들을 '빠'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정치는 결국 표 싸움이다. 서로 견제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의 추종자들은, 혹은 정당인들은 상대를 적으로 보는 경우가 생긴다. 편협한 인간들의 집단끼리 견제하며, 더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게 민주주의 정치다. 더 나은 당선자를, 더 나은 정책을 투표하는 것이다. 집단 간의 비판과 견제는 사회적으로 이득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싸움을 하려는 집단이 있다. 극우주의자들이 주로 그렇다. 일본의 극우주의자들과 한국의 그들은 닮았다. 실제 일본의 정치자금이 한국으로 흘러 들어온다고 한다. 천황생일을 축하하며, 인사하러 가는 정치인들이 있다. 용서와 화해가 되지 않은 사건에서, 가해자 부모 생일에 피해자 친척이 축하 방문하다니. 그 정치인들은 막말을 하고, 갑질하고, 폭력적이다. 이미지 관리를 안 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팬덤 또한, 같은 모습이다. 어쩌면 팬덤을 얻기 위해 가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치인도 결국 인지도와 인기를 얻고 싶어 하는 종자이니 말이다. 수직적인 구조에다, 자성적인 소통은 없다. 나이대가 높아, 잘 변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고, 폭력적으로 행동하고 말한다. 네거티브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사용된다. 어느 정도까지는 합리적이다. 상대의 결점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전체의 이득을 위한 과정까지만 그렇다. 그 이상은 과한 것이다. 폭력이며, 사회의 네거티브가 된다. 경쟁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품위를 지켰으면 한다. 파란만장한 우리의 근대사로 인해, 그들은 존재한다. 근대사의 유물인 셈이다. 우리는 연예인 팬클럽을 통해, 그들에게 배워야 한다. 연예인의 인성문제나 범죄행위가 드러나면, 팬들은 철저하게 돌아선다. 이게 정상이다. 추종자이지만, 주체는 나다. 정치인은 신이 아니다. 연예인에 불과하다. 어쩌면 그들보다, 혹은 나보다 더 저급한 인간들이다. 우리의 하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면접관이다. 시민인 우리가 주체다. 극성 정치인 '빠'들은 빠져라.
정치적 성덕이 되자 : 우리는 권력의 주체, 시민이다.
대상에 대한 무한 신뢰는 대상을 악마로 만들 뿐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연진처럼 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신뢰를 보여야 하지만, 스스로 자정능력을 키우고 변해가게 유도해야 한다. 그 '성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야 하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인격적인 사람이 되길 바라듯, 그런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대중은 이미 기준을 알고 있다. 인격, 반부패, 리더십, 문제해결능력, 교양, 인지도 등이다. 팬클럽 회원들이 그러하듯, 구 정치인에게서 기준에 떨어지는 모습이 있다면,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그냥 믿어주는 것은, 그냥 악마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반드시 부패한다. 지지자의 역할도 하고, 감시자로서의 역할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참된 지지자의 모습이다. 그것이 정치적 성덕이다. 그것이 참된 시민이다. 앞서 말했듯 우리가 주체다. 우리가 면접관인 것이다. 막말하는, 갑질하는, 법을 어기는, 자식이 사고 치는(자식은 부모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부패한, 정치인은 걸러야 한다. 리더십, 교양, 문제해결능력 등은 경험을 통해 성장시킬 수 있다. 우리가 기회를 줘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인성은 그러하지 못하다. 그들은 반드시 부패한다. 갑질한다. 우리를 개, 돼지로 볼뿐이다. 지지하고 철회하는 선택은 시민의 권리다. 팬들이 연예인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고, 때로는 돌아서는 것처럼 하면 된다. 믿음에 배신을 당했다면, 돌아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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