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전후에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성인이 되면, 자의든 타의든 독립을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특히 그렇다. 이렇게 단호히 말하지 않아도, 이미 깨닫고 있을 것이다.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환경 변화를 알아보고, 성인들의 연애형태가 고착된 이유도 알아보고자 한다. 다소 꼰대스럽지만, 이런 식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거라는 거다. 세대 간의 차이점은 분명히 있지만, 같은 점도 있다. 누구나 새내기 청년일 때, 자유를 누린다. 그리고, 헤맨다. 젊음에 자만하기도 한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젊은 시절 풋사랑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이유다. 서툴고, 힘들고, 어려웠다. 마음이 가는 데로 하면 될 것 같다. 그렇게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되지 않는다. 이유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청소년기 학교 연애 시장
청소년기는 학교를 다닌다. 대부분의 시간을 같은 공간 안에 있다. 친구든 이성이든 마찬가지다. 방과 후 학원이나 활동들을 통해 학교와 다른 공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학교에 있다. 이런 형태는 매우 특수하다.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시절이란 말이다. 8시 반에 모두 모여, 저녁까지 같은 공간에서 지낸다. 12시간 이상을 그렇게 보낸다. 그래서 소문이 빠르다. 헛소문은 더 빠르다. 친구 간의 대화를 통해, 사귀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라는 등 정보가 넘쳐난다. 별다른 고백 없이도 사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주변인들은 대부분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다. 베프가 이때 생긴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몇 년간 보내면서, 지내기 때문이다. 연애도 쉽다. 좋은 환경이란 말이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뭐 연애중일 때야 그 시간조차 짧게 느껴질 테지만 말이다. (이성) 친구 외에도 1000명가량의 한세대가 한 공간에 있다는 거다. 같은 세대라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같은 세대라서라기보다는, 같은 공간 안에 함께 있으며 닮아가기 때문이다. 20대 이후의 삶을 보면, 서로 달라져가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매우 협소하다. 사회에 비하면 말이다. 크게 잡아도 부족국가정도의 규모다. 요약하자면, 제한된 공간에, 같은 시간 같은 지인들과 시간을 보낸다. 닮아가기 좋은 환경이다. 우정을 쌓기도 사랑을 하기도 좋은 시절이다. 딱히 약속을 하지 않아도, 거의 매일, 매주, 만나게 된다.
20대 이후의 사회 연애 시장
부쩍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
사회에 나오면, 하루 12시간씩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건 불가능하다. 같은 과나 같은 직장이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극히 드물다. 학창 시절 매일 마주치던 100명가량의 지인들은 이제 없다. 하루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고작 100명이다. 친분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100명이란 얘기다. SNS가 아무리 발달해도, 그 이상은 시간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마저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 또래가 아니다. 청소년기에 지인들과 닮아가는 삶을 살았다면, 이후에는 서로 다른 세상에서 각자의 모험을 하는 삶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공부나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사람은 타인이다. 그리고 세대도 다르다. 확률적으로 봐도 당연한 이치다. 대한민국 4500만 명 중에 20대는 700만 정도다. 동갑을 만날 확률은 1/50 정도 되려나. 2030 동호회에 가면 그나마 확률은 높겠지만 말이다. 이 시기에 특히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학창 시절처럼 밀도 높은 환경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나이대 연애시장이 가장 활발하다.
활발한 연애시장
30대만 돼도 각자 삶, 취미, 일등에 집중한다. 연애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진다. 타인보다 자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그렇다. 내가 소중하기에, 타인과 사회도 소중한 것이다. 40대 연애시장은 결혼과 관련이 많다. 돌싱이 많다.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경험이 부족한 시기이지만, 20대만큼 활발한 연애시기는 없다. 학창 시절과 달리 성인이기도 하다. 글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 진한 사랑이 있겠다. 외로움이 커진 만큼, 연애 의지 또한 강하다. 특히나 최근에는 코로나 이슈로 더 그렇다.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경험은 부족하다. 자신을 잘 아는 30대와 달리,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은 쉽게 만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선택장애를 겪는다.
결론, 조언
학창 시절과 분명 다른 환경의 타인을 만난다. 약속, 매너, 존중 없이는 관계를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저절로 만나지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이 필요하다. 성장해야 한다. 적어도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친분을 쌓기 위해 적극적이어야만 관계가 유지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타인이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 중, 자연스레 만나는 짧은 시간. 매일 그렇게라도 만난다면, 안면 정도는 틀 것이다. 1주일에 한번, 그렇게 마주친다면 상대방이 기억을 할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많이 티를 내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상대는 그냥 타인이다. 일주일에 10분도 채 마주치지 않고, 제대로 대화도 안 해본 그런 사람이다. 말 거는 것도 어렵다. 동질성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20년 이상을 서로 모른 체 다른 환경에서 산 사람이다.
친근감은 동질감에서 나온다.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았다. 나이가 같다. 취미가 같다. 이런 것들이 친근감의 시작이 된다. 타인과 친해지는 과정에 동질감은 필요하다. 상대방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 없기에, 그냥 우연을 기대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런 우연은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우연은 그냥 우연이다. 오히려 타인만을 만나기에, 취미와 성향이 같다는 점은 마치 운명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취미와 성향이 같은 사람을 찾는 건, 20대 후반, 30대쯤부터라는 거다. 이유는 20대의 연애방식에 지쳤거나, 성숙했기 때문이다. 20대에는 그냥 매력적인 사람만 쫒는다. 대부분 외모에 기반한다. 키, 목소리, 몸매, 얼굴, 패션 정도다. 이건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 만나본적이 없는데,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없다. 일단 부딪혀 보는 수밖에 없다.
이때 적어도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타인을 만나기에, 불완전성이 존재한다. 20년을 모르고 살았는데, 몇 번 만났다고 헤아릴 수가 없다. 심한 예를 들면 폭력, 스토킹을 당할 수 있다. 그래서 적당히 호감을 가진 상태에서,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니 필수다. (좋으면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동질감을 찾는 과정, 이타심 여부(배려심), 성장과정이나 배경, 타인과의 관계, 타인을 대하는 태도, 친구들 성향 등을 대화 중에 알아내라. 모든 만남은 소개팅이라 생각해라. 오늘 만나보고, 계속 만날지 결정하는 거다. 매번 그렇다. 연애에도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 식당 종업원을 대하는 태도를 보라,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건 많이 알려져서, 숨기거나 꾸밀 수도 있다.
팁.
연애는 사랑에 빠지는 게임이 아니다. 사람을 찾는 게임이다. 내가 사랑해도 될만한 사람을 찾는 거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소중하기에 타인과 사회도 소중한 것이다.
찾아내는 게임이기 때문에 약간의 운도 따라야 한다. 탄광에서 보석을 채취하는 것이랄까. 무튼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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